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한 ‘식후 30분 약 복용’ 꼭 지켜야 할까?
가족들이 감기에 걸려 병원을 다녀왔는데, 식탁에 놓여진 약봉투를 보다가 한가지 의문이 들었어요.
약봉투 하단에 약 복용법에 대한 안내가 있는데 식후 30분에 체크가 되어있어요. 궁금한 마음에 다른 약봉투도 찾아봤어요.
여기에도 식후 30분에 큼직한 동그라미를 그려줬네요. 왜 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하라고 하는걸까요? 물론 모든 약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하라고 해요. 그럼 왜 굳이 식후 30분일까요? 그 시간을 꼭 지켜야 하는 걸까요?
식후 30분 약 복용에 대한 안내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에 먹어야하는 약의 종류가 달라서 따로 구분을 해 놓은 약봉지에요.
다른 약봉지도 찾아봤는데, 여기는 아예 약봉지 하나하나에도 아침 식후 30분, 점심 식후 30분, 저녁 식후 30분 이렇게 인쇄가 되어있어요.
이렇게 인쇄되어 있을 정도로 식후 30분 약 복용은 꼭 지켜야 하는 필수사항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수사항이라기 보다는 권장사항에 가까워요. 대부분의 약은 식사 전·후로 나눠서 효과가 다르지 않아요. 그런데도 굳이 ‘식후 30분’ 복용을 권장하는 이유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함으로써 약물에 대한 혹시 모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몸에서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랍니다.
간혹 식사를 거르거나 공복인 상태라서 약 복용을 건너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약 복용은 식사보다는 증상과 약의 종류에 따라 약을 먹는 시간도 다르게 해야 해요.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처방받은 약이나 소염진통제는 식후 30분에 먹는게 좋지만 혈압치료제는 아침 식사 전 공복에, 당뇨약은 성분에 따라 식사 전 공복 또는 식사 후 즉시로 나뉘기도 하고요, 칼슘제나 협심증치료제 같은 경우는 취침 전에 먹는게 가장 좋다고 해요.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약은 규칙적으로 복용하는걸 원칙으로 한답니다.
영유아의 경우 식사와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약을 먹는것처럼 성인도 하루 2번 복용하는 약은 12시간, 하루 3번 복용하는 약은 8시간 간격으로 먹는게 좋아요. 그런데 평균 하루3번 먹는 약을 기준으로 했을 때 8시간 간격으로 하면 수면 중 약을 복용해야할 수도 있어서, 수면시간을 제외한 일상생활 중 일정한 주기로 이어지는 것이 식사시간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복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거랍니다.
위가 약해서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등의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예방하고 약 성분의 혈중농도를 유지해서 약효를 유지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식후 30분을 권하는 것이지요.
이제 ‘식후 30분’의 숨은 의미를 아셨나요?
물론 영양제가 아니라면 약을 먹을 일이 없는게 가장 좋지만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규칙적으로 시간을 지켜 복용하시길 권해요. 그리고 약사법이 개정된 후 약사의 복약지도가 의무화되었다고 해요. 반드시 구두나 문서, 전자문서의 형태로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고 하니 약을 구입할 때 복약지도 받는거 꼭 잊지마세요. 참고로 우리가 지불하는 약값에는 약사의 복약지도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더더욱 유심히 들어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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