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는 왜 떡국을 먹을까? 우리가 미처 몰랐던 '떡국'에 관한 이야기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진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들 설날에 먹는 떡국 좋아하시죠?
역시 설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떡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한 살 더 늘어난다는 생각에 한숨과 함께 어렸을 적 빨리 어른이 되고픈 마음에 떡국을 두 그릇씩 먹던 기억이 나네요^^
설날이면 빠지지 않고 먹는 우리 전통 음식 떡국. 과연 언제부터 우리와 함께했을까요?
그리고 설날이면 으레 먹는 떡국을 왜 먹는 것인지 생각해 보신적 있으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민족대명절 설을 앞두고 떡국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재미있는 떡국이야기 들어보시고, 설 연휴 동안 맛있는 떡국 끓여 드시면서 얼마 남지 않은 설 준비 기분 좋게 해보세요^^
새해의 시작, 설날
설날은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명절이죠. 요즘은 음력 1월 1일만 설이라 하지만 원래는 섣달그믐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를 설이라 했다고 합니다. 대보름이 지나면 농사를 시작해야 하니 일종의 춘절로 해석될 수 있는데요. 새해를 맞는 설 풍습은 동양 각국들이 비슷합니다.
오랫동안 서로 문화적 영향을 미치며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농경이 삶의 기반이라는 공통점에서 생겨난 유사성이 더 많은데요. 설날 음식도 비슷한 것이 많은데, 떡국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일본 오조니
일본은 된장이나 가다랭이로 맛을 낸 국물에 찹쌀떡을 넣은 오조니를 먹고, 중국에서는 쌀로 만든 경단을 국물에 넣은 탕위앤을 먹습니다.
중국 탕위앤
동양 떡국들의 공통점은 평상시에는 잘 먹지 않다가 설날에는 꼭 챙겨 먹는다는 점인데요. 새해에 복을 부르는 음식이라는 관념도 비슷하답니다.
동양 삼국의 설날 음식이 다 떡국이라는 공통점은 먼 옛날 각 민족의 조상들이 매우 유사한 음식을 먹고 살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데요. 그렇다고 서로 문화교류가 활발하여 음식도 비슷해졌다는 것은 아닙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 교류할 수 없어도 식재료와 조리도구가 비슷했기 때문에 유사한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고 봄이 맞다고 합니다.
떡국은 어떻게 탄생하였을까?
떡국은 설날 아침 밥상에 올라오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그 유래를 알려주는 역사적인 문헌으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와 '열양세시기', '경도잡지(京都雜志)' 등이 있는데요. 이들 문헌에 따르면 설날에는 '떡국차례'라 하여 밥 대신 떡국을 올려 차례를 지내고 이를 음복(飮福)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왕실에서부터 양반가, 서민계층에 이르기까지 마찬가지였는데요.
특히 조선조의 서울 풍속을 적은 경도잡지(京都雜志)(1800년대)에서는 떡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떡국 그릇 수가 곧 나이' 라고 나와있습니다.
"멥쌀로 떡을 만들어 치고 비벼 한 가닥으로 만든 다음 굳기를 기다려 가로 자르는데 모양이 돈과 같다. 그것을 끓이다가 꿩고기, 후춧가루 등을 넣어 만든다. 또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을 떡국 그릇 수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 조상들이 떡국을 먹은 이유
1. 장수기원
기다란 가래떡처럼 오래오래 무병장수하길 바라는 마음!
요즘은 가래떡을 첨단화된 기계에서 대량으로 뽑아내지만 예전에는 남정네들이 마당에 안반을 두고 떡메로 쳐서 만들었다고 해요. 멥쌀을 쪄서 세게 치면 친떡이 되는데요. 이를 길게 늘린게 가래떡이랍니다. 찬물에 담궈 굳어진 가래떡을 얇게 썰어 떡국에 들어갈 떡을 만드는 것인데요. 옛날부터 떡국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정성들여 가래떡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2. 순백의 새로운 시작
묵은 해를 보내고 천지만물이 갱생부활(更生復活)하는 새해 첫날, 청결하고 엄숙해야 한다는 원시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어요.
새하얀 가래떡처럼 순수하게 깨끗한 새해를 시작하라는 의미에서!
3. 부자되기
엽전처럼 동그랗게 생긴 떡국을 먹으면서 새해에는 풍족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의 동그란 형태의 떡국을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떡맛, 국물 맛
떡국은 멥쌀을 가루 내어 시루에 찐 떡을 다시 치대어 길게 뽑은 가래떡을 썰어 끓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즘은 기계로 가래떡을 뽑지만 예전에는 시루에 찐 떡을 손으로 길게 모양을 만들어 썰었다고 해요. 또, 길게 만들 필요 없이 시루떡을 조금씩 뜯어 엽전이나 조그만 장고 모양으로 만들기도 하였는데, 조랭이떡국이 그런 떡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조랭이떡국
날떡국 또는 생떡국이라 하여 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동전 모양으로 만들어 국에 바로 넣어 먹는 떡국도 있답니다.
생떡국
떡국 맛은 국물이 크게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예전에는 꿩 육수를 썼다 하는데, 겨울에 꿩 사냥 하기가 쉬워 꿩을 썼을 것이라고 해요. 사냥으로 잡은 꿩은 눈에 박아두면 겨우내 쓸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외 떡국의 국물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하는데요.
경상도에서는 마른멸치, 마른홍합 등으로 국물을 내기도 하며 전남 해안지방에서는 굴을 더하기도 합니다.
소고기 떡국
요즘 떡국 국물의 대세는 쇠고기인데요. 구수한 맛은 일품이죠. 간장은 집간장이 아니면 달아 맛이 둔탁해질 수 있다고 해요. 떡국에 웃기로 김이 오르는데, 김의 제철이 딱 설 무렵이니 떡국의 향을 더하는 데 더없이 좋다고 합니다.
희고 정갈한 떡국을 먹는 설 명절이 곧 다가옵니다. 설날은 귀경, 혹은 귀성을 통해 모처럼 만난 가족들이 모여 앉아 장수를 비는 절을 하고 무병을 기원하는 덕담을 건네는 소중한 자리인데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떡국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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